• 최종편집 2024-10-04(금)
 
고신 경남 법통노회가 지난 봄 정기노회(5월 4일) 시 총대선거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노회가 끝난 뒤인 5월 6일 ‘익명의 요청서’가 창원시찰 서기에게 전달되면서 시작됐다. 이 요청서에는 “지난 5월 4일에 노회에 참석을 해서 어떤 분으로부터 이번 총대 선거에서 특정인을 지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 분은 한 장의 종이를 보여주면서 이번 투표에서 물갈이를 해야 한다면서 강00, 변00, 황00 목사를 배제하고 강00, 서00, 윤00 목사를 지지해 달라고 말했습니다”며 “젊은 분들이 총회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논리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총회 총대를 뽑는 일을 그것도 목사 장로라고 하는 교회의 지도자들이 이런 불법을 저지른다는 것이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익명서 요청서 파장이 확산되자 5월 7일에는 배제 명단에 거론된 변00 목사와 3인이 ‘경남노회 총대 추천 명단 제보 처리를 위한 임시노회 소집청원건’을 노회 서기에 접수했다. 하지만 노회임원회는 요청서가 ‘익명’이기 때문에 임시노회 소집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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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총대추천 족지

 

‘쪽지’ 영향력은 없었나?
실제 지난 5월 4일 정기 노회 당시 총대 추천 명단이 적혀 있는 쪽지가 노회원들 사이에서 돌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도 이 쪽지를 입수했는데, 총 12명의 명단 속에 ‘익명의 요청서’ 내용대로 강00, 변00, 황00 목사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고, 대신 강00, 서00, 윤00 목사들의 이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이름이 거명된 목회자의 경우 강00 목사가 총대 투표에서 떨어졌고(후보 2번), 변00 목사가 11번, 황00 목사가 12번으로 겨우 총대 명단에 턱걸이 했다.
떨어진 강00 목사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총대에 이름을 올렸던 인물이고, 변00, 황00 목사도 총회 내 위상이나 위치를 봤을 때 턱걸이로 총회에 발을 들여 놓을 인물들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 당사자들은 쪽지가 이번 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피해 당사자인 A 목사는 “특정인을 찍어 달라는 수준이면 이렇게까지 문제 삼고 싶지 않다. 중요한 건 떨어뜨리려 했다는 불손한 의도”라고 주장하면서 “명백한 불법 선거이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직전 노회장이면서 노회선거관리위원장은 “쪽지 내용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향력은 미비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선관위 위원장은 강00 목사가 낙선했지만, 노회장과 노회서기가 총회 총대로 가는 관례를 생각하면 쪽지 내용이 이번 선거를 영향력을 미쳤다고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 강00 목사의 2019년 총대 순위는 11번이다. 마지막 끝 순위(12번)는 현 노회장(당시 목사부노회장)이고, 금년 노회서기가 처음으로 총대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강00 목사가 총대에서 떨어진 것이)이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 쪽지에 거론된 추천명단(강00, 서00, 윤00 목사) 모두 총대 선거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선거영향에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정선거라는 주장에 대해 선관위 입장을 알고 싶다’라는 질문에는 “노회 선관위는 투개표 관리만 하고 있다. 나도 목요일(7일) 아침 전화를 받고 이 사안에 대해 알게 됐다. 현재로서는 노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낙선운동은 하지 않았다”
‘익명의 요청서’에 나와 있는 강00, 변00, 황00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41회 동기 목회자들로 노회 내 최고참 선배들로 분류된다. 그동안 노회와 총회적으로도 많은 활동을 해 왔고, 이름만 들어도 교단과 지역사회 안에서 알만한 인물들이다. 반면 강00, 서00, 윤00 목사는 노회안에서 건강하게 교회를 잘 운영하고 있는 젊은 목회자들이다. 이들을 매치 업 시킨다는 것 자체가 ‘익명의 요청서’ 내용대로 노회내 물갈이(세대교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쪽지 사건에 관여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 B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B 목사도 이번 사안에 대해 당황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B 목사의 말을 빌려보면 일부 젊은 목회자들이 사석에서 다른 일로 만나 대화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노회 이야기가 나왔고, 노회와 총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어떤 점에서 봉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대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B 목사는 “우리 안에서 일부 젊은 목회자들이 총회 현장 감각을 익히고, 총회차원의 봉사할 생각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화 뿐이었지)우리 스스로가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생각은 없었고, 특정인을 낙선운동 할 생각은 더욱 없었다”고 주장했다. B 목사는 “결과적으로 봤을 때 누군가 돌발적으로 쪽지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인을 낙선시키겠다고 한 근거는 우리 안에 없다. 익명의 투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도의적인 책임은 있지만, 행정적으로나 법적인 책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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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경남노회 노회장 기수와 41회 총대 숫자


41회에 대한 반감도 높아
그런데 경남노회에는 38회, 39회, 40회 같은 더 높은 기수의 선배들도 존재한다. 그런데 왜 41회 특정 동기 목사들에 대한 불만이 많을까?
C 목사는 “경남 노회 안에는 41회 기수가 유독 많다. 가장 많았을 때는 14명까지 있었다. 이분들이 노회 주요 요직이나, 총회 총대를 독식하면서 후배들 사이에서 불만이 쌓여 왔던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본보는 지난 2010년 이후 경남노회 노회장과 총대 명단을 분석했다. 2010년 이후 총 11명의 노회장 중 41회가 5명이었고, 총대(2018년 이전까지는 9명, 2018년 이후부터 12명)도 작게는 3명(2014년 9명 중 3명), 많게는 6명(2016년 9명 중 6명)이 한해 총회 총대로 간 사실을 확인했다. 금년에도 12명 중 4명이 41회 출신이다. 구역조정으로 총대숫자가 12명으로 늘어난 2018년부터 5명씩 총대로 선출되다가 금년 1명이 줄은 것이다.
 
해프닝이냐?, 선거법위반이냐?
경남노회에는 목사부총회장, 총회선거관리위원장, 총회재판국장 등 총회 내 중요 요직을 맡고 있는 인물들이 있다. 이중 목사부총회장 박영호 목사와 총회선거관리위원장 박규남 목사가 양측을 중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만약 중재가 안 될 경우 총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자칫 사회법으로 문제제기 되었을 때 이번 총대투표가 무효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시각에서는 단순한 해프닝이 될 수 있고, 다른 시각에서는 중대한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양측 모두 이 문제를 확대시키기 원하지 않고, 대화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19로 교회마다 어려운 상황이다. 교회에 대한 세상적인 신뢰도도 계속 추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상의 웃음꺼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선배와 후배 간에 오해와 감정을 해소하는 대화의 자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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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 경남노회, 부정선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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