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대화] “아이들과 대화의 물꼬를 여는 작은 문이 되길”
저자 고광제 목사
Q. 이번에 <청소년 기독교 세계관 에세이 - 어떻게 생각해?> 책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간략한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청소년 기독교 세계관 에세이 – 어떻게 생각해?>는 책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입니다. 특히, 우리 삶에서 다양하게 경험하는 사건들을 기독교 세계관의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쓰여진 책입니다.
Q. 책을 에세이 형식으로 취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이 책의 원고는 제가 있는 브니엘고등학교의 아침방송(명상의 시간 같은) 예배 시간에 읽는 설교문입니다. 이름은 설교문이지만, 10%가 채 되지 않는 4백여 명의 남자 고등학생들이 아직 눈도 뜨지 못한 그 아침에 듣게 하기 위해서는 실제 그들의 삶과 관련 있는 이야기를 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설교의 형식을 취하지 않고 다소 자유로운 에세이 형식으로 사회의 다양한 주제들을 기독교 관점으로 풀어내는 글을 써서 읽어주었고, 그 글들을 다듬고 보완한 책이 바로 <어떻게 생각해?> 입니다.
Q. 청소년들이 확립해야 할 기독교 세계관에 관한 책이다. 청소년들에게는 가볍지 않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기독교 세계관이 무엇이고, 청소년들에게 왜 중요할까요?
A. 일반적으로 세계관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씌워지는 렌즈로 비유를 하게 되는데요. 이 세계관은 선천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경험과 환경에 의해 형성된다고 봅니다. 이 세계관 중에서도 균형 잡힌 성경의 가치관으로 형성된 세계관을 우리는 건강한 기독교 세계관으로 봅니다. 세계관이 교육과 경험과 환경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러한 세계관은 보통 대학생이 되면 어느 정도 굳어진다고 봅니다. 물론, 대학생이 된 후에도 세계관의 충돌과 붕괴 재창조가 일어날 수 있지만, 오히려 만들어진 세계관을 다시 만드는 것보다, 아직 굳어지지 않은 세계관을 바르게 인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워낙 많은 세계관을 제시하는 미디어가 많아서, 우리의 자녀들이 비성경적인 세계관 혹은 반성경적인 세계관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현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다음세대 청소년들에게 성경적 기독교 세계관을 제시하고 그것이 제대로 뿌리 내리고 열매 맺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다음세대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점 더 핸드폰과 유튜브 속으로 파고 들어가고 있는 지금의 다음세대들에게 유튜브 알고리즘이 만들어주는 세계관이 아닌 성경적 기독교 세계관을 만들어 주는 일이 필요한 때입니다.
Q. 현재 브니엘고교 교목으로, 또 함께하는교회 협동목사로 교회와 학교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을 하시면서 청소년들의 상황과 필요를 잘 아실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청소년들이 어떻게 읽히기를 바라시나요?
A. 학교에서는 쉬는 시간에 읽을 만한 책이 되면 좋겠습니다. 수행평가, 중간/기말고사, 모의고사 등등으로 우리 학생들은 수많은 ‘읽기지옥’에 빠져 있습니다. 그들에게 또 하나의 머리 아픈 책을 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쉽게 빨리 읽을 수 있는 얇은 책을 주고, 그것을 읽어냄으로써 또 작은 성취감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정에서는 큐티책 옆에 부모님과 같이 읽을 책으로, 교회에서는 공과책 옆에 부교재로 함께 읽을 수 있는 토론교재로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Q. 성인 독자는 어떻게 읽으면 될까요?
A. 독자를 청소년층으로 국한한 것은, 먼저는 청소년들을 위한 책을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세대를 말하면서도 그들을 위한 기독교서적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못내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들의 교회 안에는 신앙을 늦게 시작했거나 영적으로 어린아이 같은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예수님을 만난 지 이제 3개월 된 분들에게도 일반적인 교회의 양육은 다른 장년들이 받는 신앙교육을 함께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책은 초신자분들이 이제 막 교회에 적응해 나갈 때 읽을 만한 책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의 원고가 처음부터 불신자 학생들도 그 대상으로 고려하여 쓴 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구역모임에서도 초신자들과의 대화의 문을 여는 작은 문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Q. 책을 쓰시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염두 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A. 이제까지는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친다고 할 때, 기독교 세계관의 개념, 역사 등을 교육하는 것에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실제적으로 오늘 나에게 있는 일을 기독교 세계관으로 풀어내고 적용하는 일을 연습하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실제적으로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치는 교사가 그의 삶에 기독교 세계관을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보여주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기독교 세계관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기보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뉴스를 해석하고, 영화를 해석하고, 책을 해석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자녀들에게 모범을 제시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교육학에서 자주 이야기 되는, ‘들은 대로 말하고, 본대로 행동한다’는 말처럼, 기독교 세계관을 적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 책에서 제일 중요한 점입니다. 주일학교에서 듣는 설교는 ‘본문에서 상황으로’라는 방향성을 가지지만, 이 책은 ‘상황에서 성경으로’가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설교는 당연히 본문에서 상황을 해석해야 하겠지만, 학생들은 상황에 대한 성경의 해석을 듣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 책에서는 최대한 이슈가 되는 시사와 문화와 사회 문제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Q. 책은 20개의 주제에 따라 <내용>, <배경>, <생각하기>로 나뉘어져 구성되어 있다. 책의 구성을 이렇게 기획한 이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내용은 설교문을 다듬은 에세이지만, 그것을 그냥 혼자 읽기보다 친구들과 같이 토론하거나 부모님과 함께 토론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용>에서 한 주제를 설명했다면, 그 주제를 다룬 알려진 사회적 배경 혹운 뒷이야기를 더 상세하게 <배경>에서 다루어 줌으로써 토론의 마중물을 제공했습니다. 여기에 직접적인 질문까지 <생각하기>에서 던짐으로써, 이 책은 에세이면서 동시에 교재의 성격을 가지게 됩니다.
Q. 앞으로 청소년을 위한 기독교세계관에 관련된 책을 계속 쓰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A. 기독교세계관 에세이를 조금 더 쓸 계획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가 청소년 사역자들이 설교의 예화로, 혹은 제자반의 교재로 사용할만한 자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아울러, 청소년들에게 ‘기독교세계관’이 무엇인지를 좀 직설적이고 쉽게 풀어내는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책은 에세이 형식이 아닌 제자반이나 교회학교의 교재로 사용할 만한 책으로 쓰일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책의 독자가 될 청소년 사역사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이 책은 학교 현장에서 이미 학생들의 귀에 들려진 내용이고, 그것을 통해서 적지 않은 신자, 불신자 학생들이 반응했던, 어쩌면 검증된 책입니다. 우리 귀한 청소년들에게 자녀들에게 믿고 권할만한 책이 적은 이 시대에, 자신 있게 책장에 꽂아주셔도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먼저 읽어주시고, 학생들과 자녀에게 질문해 주십시오. “어떻게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