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끝에서 보는 시작
갈라디아 4장 4절
지난 12월 3일 우리나라와 포르투갈의 월드컵 예선 3차전이 있었는데, 우리가 2대 1로 승리했습니다. 같은 시간에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에서 우루과이는 2대 0으로 승리했지만, 골득실에 밀려 탈락했고, 우리가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에 우루과이 선수들은 주저앉았고, 우리 선수들을 얼싸안고 기뻐했습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온 것일까요? 포르투갈 선수들은 끝났고, 우리에게는 다음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갈라디아 4장 4절에 <때가 차매>란 구절이 있습니다. 원문의 뜻은 <시간의 충만이 오다>란 뜻입니다. 마치 경기 종료 휘슬 소리가 울리는 순간과 같습니다. 이기고 있는 팀은 휘슬 소리에 기뻐하지만, 지는 팀은 낙심합니다. 휘슬 소리가 어떤 이에게는 절망으로, 어떤 이에게는 소망으로 다가옵니다. 본문의 <때가 차매>도 그러한 순간입니다.
세상의 휘슬 소리는 종말의 선언입니다. 종말은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에 슬픕니다. 그렇다면 소망과 기쁨의 휘슬 소리는 없는 것일까요?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 안에 있습니다. 예수님 안에서는 휘슬 소리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옆에 못 박힌 행악자의 인생은 십자가 위에서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꿈도, 욕망도, 열정도, 분노도 거친 한 모금의 호흡과 함께 끝날 상황이었습니다. 누가복음이 이 사람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예수님 안에 있으면 끝을 알리는 휘슬 소리가 새로운 시작임을 알리는 소리임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놀랍게도 이 사람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라고 호소하는 행악자에게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하셨습니다. 행악자에게 낙원이라는 새로운 세계가 열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끝을 시작으로 만드셨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종말은 시작으로 바뀝니다. 주님은 처음이요, 시작이요, 알파이십니다. 지금도 주님께서는 끝나는 곳에서 시작하게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심으로 우리의 죄악의 삶도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포도원에 무화과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러나 삼 년 동안 열매가 없었고, 포도원지기에게 무화과나무를 찍어버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포도원지기가 호소했습니다. 한 해만 더 기회를 주면 두루 파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어 잘 기르겠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해 찍혀나가야 할 끝에서 한 해 더 새롭게 시작하게 하는 은혜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궁극적으로 주님 안에서 우리 인생의 끝인 죽음은 부활 생명이라는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21장 1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끝난 곳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이 시작됩니다. 세상에서의 마지막 호흡이 멎는 그 순간, 우리는 천국의 공기를 호흡하게 될 것입니다.
아쉬움이 많은 2022년도가 끝나갑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맙시다. 예수님께서는 2022년도의 끝을 2023년의 시작으로 이어지게 하십니다. 비록 후회가 많더라도 새로운 용기로 2023년을 향해 나아가길 원합니다.
이제 우리 모두 세 가지 결심을 해야 하겠습니다. 첫째, 묵은 것들, 우리를 패배하게 했던 모든 것을 버리고 단절하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12장 1절은 말씀합니다. <이러므로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 아멘.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와 단절해야 합니다. 둘째, 이어나가야 할 것은 계속 이어나가야 합니다. 선수들이 질 때도 국가대표인 것처럼, 잘 살지 못할 때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였습니다. 단지 하나님의 자녀답지 못했을 뿐입니다. 새해에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요,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고 인도하실 것입니다. 이 축복을 계속 붙잡아야 합니다. 셋째, 새로운 시작을 위해 새로운 것들을 우리 삶에 받아들이길 원합니다. 새로운 꿈을 꾸고,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