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5(목)
 
김광영 장로.JPG
  오랜 병상에서 일어나 퇴원하는 아들을 맞이하는 아버지, 거듭 실패한 아들이 당당히 재기한 모습을 바라보는 아버지, 집나간 아들이 돌아와 빈 가슴에 다시 안길 때, 아버지들은 눈물을 흘린다. 그와 달리 불의의 사고로 고통당하는 아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할 때도 그렇다. 그처럼 아버지의 눈물은 고통 속에서 보이는 것이다.
  소개하고자 하는 아버지는 야구선수인 아들이 기념비만큼 역사적인 업적을 이룬 것으로 인하여 가슴속 깊이 감격의 눈물을 흘린 분이다. 사실 한국야구사에 빛나는 기록을 세운 성공이기에 주체할 수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는 광경이 TV화면을 통하여 전해졌다. 
  그날은 이승엽선수가 국내리그에서만 400호 홈런을 포항야구장에서 날린 날이었다. 야구인은 물론 팬들은 숱한 세월동안 그를 지켜보며, 성원하며, 그날이 쉽게 올 줄 알았지만 5월 초 398호의 숫자를 넘고부터 거의 한 달간 진도가 나가지 않아 초조하게 기다리다 5월 말일에 399호를, 달을 바꾸어 6월3일 400호 홈런을 쳤다. 그의 아버지가 그 현장에서 눈물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이 선수의 팬으로 존경한다.”고 했다.
  행복한 아버지였다. 그를 본 이 땅의 아버지들도 가슴 뭉클하였을 것이다. 쉽게 넘을 수 없는 큰 족적을 기록한 그 일을 통하여 인생의 목표는 엄청난 노력과 인고의 결과로 이룬다는 결과를 설명하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아버지는 아들로 인하여 주변의 찬사도 들었지만 주마등같이 스치는 고통스러운 일들, 수많은 날을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연습했는데도 성적이 나지 않으면 사정없이 날아오는 비난과 형언할 수 없는 언어폭력을 받는다. 그리고 선수들 간 자리경쟁도 하여야 하는 등, 직면하는 난제들을 풀려고 괴로워할 때 마음 졸이며 바라만 보았던 연민에 대한 보답이었다. 
  그리고 우리야구사에 한 정점을 넘어 새 이정표를 작성한 날이니 눈물을 보여도 괜찮은 일이지만 그보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 당하는 모든 고난의 숲을 뚫고 이겨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뜻도 담겼기에 그날의 일은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자랑스럽게 보였다. 늘 잘할 수 없는 것인데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슬럼프에 빠져 고개 숙인 모습을 볼 때, 시합이나 연습 때 입은 부상이 장기화 되고, 극성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때 위로는커녕 ‘먹튀’라는 모욕적인 말이 날아왔던 그 세월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선수는 모든 역경을 뚫고 일어났다. 그래서 더 큰 박수를 받은 것이다. 또한 이 선수는 한국리그에서만 400호 홈런이지 실제 그가 넘긴 홈런은 그보다 많다. 일본에서의 기록을 합하면 559개이고, 아시아선수권, 아시안 게임과 월드베이스볼과 세계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와 코리안 시리즈 등에서 넘긴 홈런 수를 합치면 이미 600의 수를 헤아리게 하였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또 겸손하고 성실한가, 계속 정진하기를 박수로 응원한다.
  홈런을 야구의 꽃이다. 승부를 바꾸기도 하지만 답답할 때 얼마나 시원한가? 물론 기술이요, 예술이요, 작품이다. 타격 폼이나 타구의 궤적과 방향과 비거리 등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대개 스탠드의 박수로 반응한다, 딱하고 방망이에 맞는 소리가 달랐던 그날의 홈런은 모든 것을 충족시켰다. 정말 클래스가 다르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그 홈런은 가족과 동료와 관전하는 펜들과 시청하는 모든 분들에게 전하는 아름답고 희망찬 메시지였다.
  메르스라는 악성 바이러스가 온 나라를 떨게 할 때에 안겨준 기쁨의 선물이었다. 그 기쁨은 우연이아니라 그가 흘린 땀과 눈물과 강인한 의지와 부단한 연구와 노력의 결실이라 생각하니 참으로 기뻤다. 
  아버지는 그렇다. 자녀들의 삶속에서 당하는 고난을 인내하며 성실히 감당하기를 눈물을 보일만큼 지켜본다. 하늘 아버지도 무너진 예루살렘을 내려다보시고 우신 것과 죽은 나사로가족들에게 눈물을 보이시고, 돌아온 탕자를 끌어안으신 말씀처럼 자녀들의 애환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묵상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시내산] 아버지의 눈물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