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기독신문에 글을 올릴 때가 작년 사순절 기간이었는데 한해가 흘러 다시 사순절 기간을 맞았다. 시간은 참으로 무정하게 지나간다. 매정하게 느껴질 정도다. 매년 맞이하면서도 늘 올해는 좀 더 의미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주께서 이 땅에 오셔서 고난 받으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우리의 죄악을 담당하시고 구원을 이루신 참 의미를 곱씹으며 다시금 깊은 묵상의 시간을 가져보기를 원한다.
나를 전부라도 태워
님의 시린 손 녹여 줄 따스한 사랑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움으로 충혈된 눈 파랗게 비비며
님의 추운 겨울을 지켜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함박눈 펑펑 내리는 날,
님께서 걸어가실
가파른 길 위에 누워,
눈보다 더 하얀 사랑이 되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시카고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속에서 읽은 ‘연탄길’이라는 책머리에 걸려있었던 시이다. 그냥 읽으면 느껴지는 것이기에 부연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거 같다. 시어 그대로 마음에 담으면 그저 뭉클함이 가슴 저편으로부터 미어저 옴을 느낀다. 두 손 모아 기도하며 노래해 본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구원의 주로 오신 주의 뜻이 실천되는 사순절이자 올 한해가 되기를 말이다.
찬양대 연습을 하면서 가끔 하는 이야기인데 신앙적으로 우리는 크게 무엇인가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그래서 그것이 무거운 짐이 되고 때론 자격지심이 되어 자신을 괴롭게 할 때가 왕왕 있는 것 같다. 주변 가까이에서 또 자그마한 것에서부터 사랑을 실천하고, 진심으로 격려하고 나누기를 즐거워한다면 이보다 더 기쁘고,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 있을까? 우리의 공동체들이 이러한 마음들을 모으고 묶어서 주께 드린다면 이것이 진정한 예배요 찬양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 시간들이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