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연구] 거룩한 3D 업종
히브리서 12장 1~2절
흔히 <3D 업종>이란 말이 있습니다. 인터넷의 설명을 참조하면 3D란 어렵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으로서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종을 의미한다고 되어있습니다. EBS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극한직업이 바로 이 3D 업종을 다루는 프로그램이지요.
교회에서의 3D 업종은 무엇일까요? 교회 안의 여러 봉사 중에도 사람들이 회피하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새벽의 주차 봉사, 주방 봉사, 청소 봉사 등이 여기 해당할 것입니다.
요즘엔 전도사와 목사 직분이 3D 업종처럼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우선 신학대학교 입학생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모 교단은 신학대학원 정원이 100명인데, 50명만 입학했고, 그중에는 안수를 받지 못하는 여성이 20명이라고 합니다. 이대로라면 2030년에는 교회수보다 목회자 수가 적어 목회자가 없는 교회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또 신학교에 다니는 이들 중에는 교회에서 교사나 교육전도사 사역을 하지 않는 이가 많다고 합니다. 이유는 아르바이트가 더 소득이 많고, 교회학교 부장이나 교사들의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제게 배운 사람이 목회를 중단하고 다른 일을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교회에서 성도들에게 시달리기 싫어서입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목회가 쉽지 않다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사명까지 저버린 채로 편하려고 하니, 정말 걱정입니다. 이렇게 보면 한국교회의 목회자는 3D 업종인 셈입니다.
걱정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최근 들어 교회마다 항존 직분을 맡으려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장로, 안수집사, 권사를 맡아 달라고 따라 다녀야 할 판입니다. 이 모두가 편하게 믿으려는 생각이지요. 힘든 것을 피하고 편하게 살려는 마음으로 결혼도 하지 않고, 자녀도 낳지 않으려는 우리 사회의 우려되는 경향과 일맥상통합니다. 갈수록 사람들은 게을러지고, 편안하려고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보람 있는 삶의 열매는 힘든 일을 할 때 얻어집니다. 오히려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 있기에 공동체가 유지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3D 업종 중 하나는 <엄마> 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는 근무 시간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보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도 몇 달, 몇 년만 하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평생 해야 합니다. 자녀를 결혼시킨 후에도 마치 애프터 서비스를 하듯이, 자녀의 삶을 돌보고, 손주를 봐 주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다지 대접받지도 못하는 현실입니다. 그래도 이 땅의 무수한 엄마들이 늙은 어머니가 되시기까지 최선을 다하셨기에 우리가 존재하고, 가정이 유지되고, 사회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세상에서 최악의 3D 업종은 <메시아 직>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에게 이 직분을 맡기셔서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메시아 직은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가장 추하고, 가장 위험한 직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비난받으셨고, 미움 당하셨으며, 마지막엔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3D 업종인 메시아 직을 감당하신 덕에 우리가 구원을 받았습니다.
하루는 고 이중표 목사님께서 교회 계단을 내려가시는데, 청소를 맡은 여집사님이 계단에 앉아 목사님이 뒤에서 듣는 줄도 모른 채 팔자타령을 하고 있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집사님을 위로하며 말씀하셨습니다. <집사님, 계단 청소는 천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들을 위한 섬김이요, 이 계단으로 예수님이 오르내리신다고 생각하면 영광스러운 일이지요. 집사님은 귀한 일을 맡으셨어요> 그 후 이분은 생각을 바꾸어 기쁨으로 하셨다고 합니다.
본문 2절은 이렇습니다.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십자가를 참고 견디며 끝까지 사명을 다합시다. 그렇게 할 때 진정한 주님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