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1-08(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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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92년도부터 청소년사역을 하다가 2014년도부터는 교회사역보다는 교회밖 학교밖 청소년들, 다른 말로 비행청소년들. 특히 죄를 지어 소년법정에 서게 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재판과정을 돕기도 하고, 재판 후에 돌아갈 가정이 없는 아이들의 재비행방지를 위해 대신 부모역할을 하면서 회복을 돕는 청소년회복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약 10년 동안 200명이 넘는 아이들을 처분받아 온 아이들의 경우 검정고시를 합격하거나 생활이 달라지거나 눈에 보이는 변화들로 힘이 들어도 감사한 일들이 있어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보람이 되었습니다.

 

이 아들 데리고 사역하면서 참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자기 부모도 안 돌보고 포기한 아이들 데리고 사는데 안 힘듭니까?” “왜 안 힘들겠습니까? 힘들어 죽겠습니다. 그걸 몰라서 묻습니까?” 라고 대답하고 싶은데 ‘힘들긴 한데 참 행복하게 사역합니다’라고 공손하게 은혜스럽게 말을 합니다. “목사님. 수고많죠. 이 아이들 좀 변합니까?” ‘안 변합니다. 계속 사기치고 속이고 속을 확 뒤집어 놓습니다. 어른들은 평생을 예배드리고 말씀 듣고 변하든가요? 집사님은 장로님은 제자훈련도 받는데 좀 변했습니까?’라고 말하려다가 ‘워낙 방치되었던 아이들이라 시간이 좀 걸리지요. 그래도 계속 품어줘야죠’라고 아주 목사답게 말을 합니다.

 

지금까지 처분받아 온 아이들의 경우 검정고시를 합격하거나 생활이 달라지거나 눈에 보이는 변화들로 힘이 들어도 감사한 일들이 있어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보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주 더 힘든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번이나 일러줘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또 다그치면 ‘까먹었는데요. 몰랐는데요’라는 말로 사람의 속을 확 뒤집어 놓습니다. 감동스런 뮤지컬을 관람하고 돼지갈비를 실컷 잘 배불리 먹고 사라져버렸습니다. 비록 사고쳐서 재판 받아 함께 지내게 되었지만 함께 전국 곳곳을 여행 다니고 좋은 프로그램을 경험하면 좀 괜찮은 대우를 받는 것 아닙니까? 솔직히 제 자녀들을 데리고도 이렇게 문화행사나 시간을 가지지 못했습니다만 둥지의 아이들에게는 그 이상의 기회와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그러면 그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땅히 더 잘 생활해야죠. 그런데 이탈을 반복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챙겨줬는데 이런 배신을 당해야 합니까?’ 이런 것이 영광스러울까요? 아픈 아이가 회복되고 웃음을 찾고 성공하고 대학가고 하는 성공스토리가 좀 생겨야 영광스러운 것 아닙니까? 잘해주고 원망듣는게 영광스럽습니까?

 

저는 너무도 절망스럽고 무기력해지고 헛 일을 하는 건가라는 무력감에 참 힘들었습니다. 하나님! 이게 영광스럽습니까? 저는 주님이 걸으신 배신의 길을 안 걸으면 안될까요? 고생은 이제 그만하고 낙을 누리면서 살면 안될까요? 배신은 그만 당하고 칭찬과 인사 좀 받으면 안되겠습니까? 하지만, 하나님이신 우리 주님께서는 아주 간단하게 대답하실 것입니다. “안된다!”

“31 그가 나간 후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지금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도 인자를 인하여 영광을 받으셨도다”

제자 가룟 유다가 배신하여 나간 후에 주님은 그것을 영광이라고 선언하십니다. 곧 제자의 손에 팔려 십자가 지고 죽음 당해야 하는 그 상황을 다 아시면서 영광을 선포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그 절망스럽고 수치스러운 상황을 영광이라고 하십니다. 배신하는 자를 사랑하면서 배신당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팔아치우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대가로 지불하는 헌신을 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나보다 낮은 자를 위해 겸손히 자기자신을 낮추어 생명을 다해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주님은 오늘도 제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늘의 영광은 네가 아무 이유없이 오해받고 배신당하는거란다. 네가 둥지 아이들을 선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수로 갚음받고 팔려나가는 그런 일을 위해서란다. 순종해라. 그게 바로 하늘의 영광이란다. 그게 바로 걸어야 할 영광의 길이란다. 내가 걸었던 그 길을 너도 걸어야 한다”

지금도 이탈하여 돌아오지 않는 아이를 향한 안타까움 속에 주님의 영광의 길을 묵상하며 기도합니다. 주님 가신 그 길을 나도 영광스럽게 걸어가렵니다. 제게 은혜를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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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칼럼] 영광스럽게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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