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7-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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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의 최고 현안은 “탄핵”입니다. 화제성에서나 대중성에서나 필적할만한 소재가 전무합니다. 다양성이라는 요건도 충족하였습니다. 비록 자진 사퇴하여 무산되고 말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향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상정되기 일보 직전까지 갔고, 야당대표를 수사하던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회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뭐니 해도 압권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움직임입니다. 지난 달 20일에 국회의 국민동의청원 누리집에 대통령탄핵청원이 올라왔고, 공개된 지 사흘 만에 5만이 넘는 동의가 이어지며 결국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유달리 뜨거운 7월을 들어서자마자 그 숫자가 100만을 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번 탄핵안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그리스도인들도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가치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여기서 탄핵에 대한 지지나 반대의 의사를 표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탄핵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고, 특히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성경적인 관점에서 탄핵을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아야 하는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탄핵제도는 그리스와 로마에서 기원한 것이라고는 하나(도편추방제도, 키케로의 탄핵 연설), 근대적 의미의 탄핵은 14세기 말 영국의 에드워드 3세(1327-1377) 시대에 발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권영성, 헌법학원론(2002), 855). 주로 고위공직자들의 비행과 부정을 통제하기 위해 법제화된 이후 영국에서는 1805년 멜빌(Melville) 사건(하원 가결, 상원 부결)에 이르기까지 70여 건에 달하는 탄핵소추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헌법 시행 이후 20건 가까이 탄핵소추가 이루어져서 유죄의 결정으로 파면 당한 공직자도 4명이나 있었고, 특히 1868년 앤드류 존슨과 1974년의 리처드 닉슨, 그리고 1998년의 빌 클린튼과 2019년과 2021년의 도널드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네 명의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절차도 진행되었는데 국회에서 소추안이 가결되기 직전 사퇴한 닉슨을 제외하고 세 명에 대한 탄핵안은 하원에서는 가결되었으나 상원에서 부결되는 전례를 남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25년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이승만 대통령이 의정원(오늘날 국회)의 결의로 탄핵되어 면직되는 일이 있었고,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으나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었으며, 20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최종적으로 인용되어 대통령이 현직에서 또 다시 파면당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탄핵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기구 간에 힘의 균형과 권력의 견제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제도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그리고 성경에서 탄핵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박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공안검사 출신으로 보수 성향이면서 독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알려진 안창호 재판관이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에 성경을 인용하여 교회를 넘어 세간의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그는 “투명하고 공정한 권력 행사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신뢰와 국민 안전을 제고하여 사회 통합과 국가 발전을 이룰 수 있다(이사야 32장 16절-17절 참조). 따라서 정경유착 등 정치적 폐습과 이전투구의 소모적 정쟁을 조장해 온 제왕적 대통령제는 협치와 투명하고 공정한 권력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권력 공유형 분권제로 전환하는 권력 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라는 표현과 함께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릴지로다”(아모스 5장 24절), 성경 말씀이다. 불법과 불의를 버리고 바르고 정의로운 것을 실천하라는 말씀이다.”라 하여 성경 구절이 두 번이나 등장하는 보충의견을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정의와 공의”(사 32:16-17)와 “공법과 정의”(암 5:24)라는 개념과 그 가치는 헌법에서도 성경에서도 동일하게 중요시하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유래를 따질 것 같으면 성경에서 헌법으로 흘러갔다고 해야 하고, 또한 포섭과 적용의 범위도 더 넓다고 해야 합니다. 무슨 의미냐 하면, 비록 현행법으로 다스리지 못해도 하나님의 법을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로마가 법으로는 하지 못해도 하나님의 탄핵이 가능하다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네게 선을 베푸는 자니라 그러나 네가 악을 행하거든 두려워하라 그가 공연히 칼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니 곧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심을 따라 보응하는 자니라”(롬 13:4). 또한 사울을 생각해 보십시오. 불의와 불순종으로 일관하던 그를 향해 다윗을 비롯한 신하들은 행동을 개시하지 아니하였으나 하나님께서 친히 탄핵하시고(삼상 15:23) 다윗을 새로운 왕으로 추대하시지 않았습니까?(삼상 16:12) 그러므로 악하고 불의를 저지르는 이 땅의 권세들이여, 설령 실정법의 심판을 모면한다 하더라도 절대자의 탄핵만은 피할 길이 없음을 깨닫고, 돌이켜 공정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선과 정의를 이 땅 가운데 물 흐르듯 해주기를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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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탄핵과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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