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0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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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숙 · 박유미 < 너는 주의 완전한 딸이라 >

 

최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로 선정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에서 보듯 우리 사회 곳곳에 유교적 가부장제에서 오는 편견과 차별이 여전한 가운데 우리 교회 여성들은 기독교적 가부장제로 2중고를 겪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여성신학자들인 저자들은 이 책에서 교회에서 잠잠하라, 남편에게 순종하라는 말씀 뒤에 길들어져 ‘성경적 여성상’에 가스라이팅 되고 있는 여성들에게 성경의 다양한 여성상들을 소개하며 ‘성경적 여성상’의 허구를 버리고 하나님의 완전한 딸로서 복음적 자존감 갖기를 제안한다. 이를 위하여 여성의 성경읽기와 홀로서기를 추천한다. 교회를 떠나려고 망설이는 후배 여성들에게 보내는 여성다움, 자유, 성, 페미니즘 등 13개 주제 26통의 편지가 수록되어있다.

 

 

◇ 저자소개 ∥

강호숙 보수교단의 차별적이며 종속적인 여성관에 문제의식을 느껴, 2040기독여성을 생각하면서 성경적 페미니즘과 남녀 파트너십, 그리고 생태 실천신학과 젠더 교회법 모색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총신대 신학원에서 실천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여러 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여성안수 추진 공동행동 대표로 헌신 중이다.

 

저서∥ 《여성이 만난 하나님》, 《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의 리더십》, 역서로는 《세상은 미로》, 공저로는 《생태 위기와 기독교》, 《살롬 페미니즘》 등이 있다.

 

 

박유미 구약과 여성과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와 강의를 하였다.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거쳐 총신대 일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안양대학교 구약학 겸임교수와 비블리스성경인문학연구소 소장과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다.

 

저서∥ 《이스라엘의 어머니 드보라》, 《내러티브로 읽는 사사기》, 《오늘 다시 만나는 구약여성》, 공저로는 《성폭력 성경 한국교회》, 《혐오를 부르는 이름, 차별》 등이 있다.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성경적 여성으로 살아 본 1년》 레이첼 헬드 에반스 / 비아토르 / 2020

《페미니즘 시대의 그리스도인》 송인규 외 / IVP / 2018

《현대사회의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 존 스토트 / IVP / 2012

《교회 밖 인문학 수업 HERSTORY》 구미정 / 옥당 / 2019

 

 

 

기독교인문학 〈56〉

 

                                                          왜곡된 ‘여성상’ 벗고 자존감 갖기

                                                    - 남녀 파트너십으로 건강한 교회만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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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차별을 이겨내고 미국의 연방대법관이 된 긴즈버그의 영화 포스터 中에서 “여성에게 특혜를 달란 말이 아니라 여성의 목을 밟고 있는 발을 치워달라는 말이다”

 

건강한 공동체로 거듭나는 계기

“성경적 페미니즘이 교회의 가부장적 신앙체계를 흔들며 관습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페미니즘의 도전과 저항은 오히려 평등하고 건강한 공동체로 교회가 거듭날 수 있는 자극제가 될 것이며, 하나님 나라 복음의 실현과 사회적 책임을 위한 남·녀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등대가 될 것이라 봅니다.”

 

보수교단의 여성신학자

김길구 오늘은 ‘성경적 여성상의 허구를 버리고 복음적 자존감 갖기’란 다소 불편해 보이는 부제가 붙은 ≪너는 주의 완전한 딸≫이라는 책을 가지고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두 분의 저자는 예수교 장로회 합동측 여성신학자들 입니다.

김현호 강호숙 박사는 총신대 신대원출신으로 성경적 페미니즘과 남녀 파트너십, 그리고 생태 실천신학 등을 연구하며 총신대 신대원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고 지금은 복음주의 교회연합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요, 박유미 박사는 이화여대와 총신대 대학원을 거쳐 일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안양대 등에서 강의하면서 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장과 기독교반성폭력센터 공동대표로 여성운동에 열심입니다.

류지원 두 분 다 보수적인 교단에 몸담고 있으면서 당면 현안인 여성들의 목회자 안수 허용 문제 등 여성들의 권리신장을 위하여 애쓰고 계신 분들이죠.

 

교회, 기울어진 운동장

김길구 ‘대단한 언니’들이 쓴 이 책은 처음에 제본이 잘못된 줄 알았어요. 가로 13㎝에 세로 19㎝의 300쪽 되는 작은 책인데 막상 책장을 넘기니 책 전체의 본문 내용이 15°가량 기울어지게 편집되어 있어 파본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야 여성들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말하려는 저자의 의도된 편집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죠.

류지원 저도 읽기 불편했어요. 책을 삐딱하게 보려니 잡기도 불편하고, 일부러 그런 거라면‥ ‘삐딱한’(?) 여성들의 ‘삐딱한’ 내용의 페미니즘 책일 거라는 남성들의 선입견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김현호 저도 처음 보는 방식이라 궁금해서 서울 출판사에 문의했더니 여성들이 교회생활을 하면서 겪는 13개의 소주제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한 주제에 두 저자가 각각 답하는 편지체의 글이라, 독자들이 잃다가 누가 쓴 글인지 헷갈리지 않도록 구분한 편집실 아이디어였다고 해 웃었습니다. 전화를 끊으면서 저도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문제를 보고 있지 않은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성경적 여성상’의 허구

김길구 이 책 표지의 제목 《너는 주의 완전한 딸이라》 밑에 –성경적 여성상의 허구를 버리고 복음적 자존감 갖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요. 실제 ‘성경적 여성상’이 존재하느냐는 문제부터 다뤄 보지요.

김현호 본문에도 레이첼 헬드 에반스가 쓴 《성경적 여성으로 살아 본 1년》을 소개하고 있는 데 4년 전에 번역 출판되었지요. 그 책에는 복음주의는 종교적 모국어라고 말할 정도의 기독교계 대학을 나온 자유분망한 저자가 성경적 여성으로 살기를 작정하고 성경이 하라는 대로 ‘성경적 여성의 십계명’과 매월 ‘실천 덕목 12가지의 지침’을 만들어 이를 몸소 실천해 보는 체험기로 남편을 주인이라 부르고, 집안일에 충성하며 온유하고 정숙된 성품으로 교회에서는 나대지 않고, 잠잠히 순종하며 겪었던 좌충우돌 체험기입니다.

류지원 1년간의 체험을 마치고 그녀가 내린 결론은 믿음의 여인이 되는 데는 ‘획일화된 공식이 없다’는 거예요. 성경적 진리는 역할 규정을 따지는 게 아니라 자신과 타인을 자유롭게 하는 ‘인격적 태도’에 있는 것으로, 교회지도자들은 엄격한 역할 목록으로 제한하려 들지만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지금, 이곳에서 예수님의 시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그가 명하시는 사랑을 실천하는 여성이야 말로 ‘성경적 여성상’ 이라는 거예요.

 

성경 다시보기

김길구 이 책에는 다양한 주제 - 비혼, 비출산, 엄마됨, 성인지 감수성, 평등, 성(性) 등을 다루고 있는데, 옷차림의 예를 들자면, 한 크리스천 패션디자이너가 신문에 ‘크리스천 여성의 5가지 옷차림의 원칙’을 발표했는데 여성은 교회에서 단정한 옷차림(딤전 2:9-10), 내면의 아름다움(벧전3:2-5), 성별에 맞는 옷차림(신22-5), 분별력 있는 옷차림(잠11:22), 능력과 존귀로 옷을 입어야(잠31:25) 한다고 주장을 반박한 대목이 재미있어요.

류지원 그래요. 성경을 취사선택 했다는 거죠. 단정한 옷차림을 언급하려면 딤전 2:9-10뿐 아니라 8-10도 함께 말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 단락은 예배시 질서유지를 위한 권고로 남성들은 잦은 분노와 다툼 대신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라는 권고와 9-10절의 말씀인 여성들이 예배하러 올 때 값비싼 옷과 장신구로 교회 공동체에 위화감을 주워서는 안 된다는 부분도 같이 다뤄야 한다는 거예요.

김현호 이렇게 5가지 주장을 일일이 성경을 대조하며 본래의 의미를 추적하여 예배를 평화롭고 은혜롭게 드리기 위하여 적절한 태도와 질서와 복장의 의미를 깨우쳐 줍니다. 새겨들을 부분이 많아요.

김길구 여성의 목사안수 허용을 거부하는 것은 고전 14:34 때문이겠죠.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그들에게는 말하는 것을 허락함이 없나니 율법에 이른 것같이 오직 복종할 뿐이다.’이에 대한 반박으로 ‘이 말씀은 바울시대에도 여자들이 예언하고 방언에 가담하여 계시 방편의 전달자로 역할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해요. 현재는 계시가 완성되어 더는 예언과 방언이 필요 없는 시기로, 남녀평등과 여성인권이 중요시 되는 이때 여성 리더십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페미니즘에 대하여

김길구 지난 10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습니다. 그녀의 소설 《채식주의자》에서 주인공 영혜가 채식을 선택하면서 겪는 심리적, 사회적 변화와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을 다루는데, 영혜의 선택을 둘러싼 가족과 사회의 반응에서 가부장적 통제와 억압이 조금 과장되기는 하지만, 여성의 신체와 의사결정을 통제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있어요. 오늘 우리의 주제 《너는 주의 완전한 딸이라》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현호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는 200년 전으로 거슬러 가나 1960년대 후반에 와서야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화 되면서 1970년대에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거부할 수 없는 대세로 정착하는 과정에 있으나, 유리천장 같은 유교적 가부장제의 편견과 차별이 상존하는 가운데, 우리 교계의 현실은 기독교 가부장제까지 더해졌는데 이를 해소하려는 의지가 없어요. 이 문제는 젊은이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문제로 교회를 떠나는 이유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해요.

류지원 성경적 페미니즘은 스티븐 트레이시의 상보적 평등론과 도날드 블로쉬의 평등적 상보론이 대표적인데, 이 둘을 종합한 존 스토트의 평등-상보적 종합론도 있어요. 성경해석자의 한계와 편견을 인정하고 타인의 성경해석을 존중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김길구 끝으로 ‘젠더’(gender)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전설적 여성운동가로 전 미국 연방대법관에 오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말이 생각납니다. ‘여성에게 특혜를 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여성의 목을 밟고 있는 발을 치워 달라는 말입니다.’

다음 호에는 이색적인 주제입니다. 뉴욕식물원 가드너 이상희씨의 식물과 영성이야기 ≪정원에서 길을 물었다≫를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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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왜곡된 ‘여성상’ 벗고 자존감 갖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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