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이재명의 패악질에 침묵하는 것은 교회의 직무유기이다”(1월12일), “작은 행동 위대한 역사 이재명은 끝났다!”(1월19일), “기도하는 백성이 있으므로 이재명은 끝이다!”(1월26일) 위의 문구들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고 있는가! 여당의 민주당 비판 발언 혹은 탄핵 반대 시위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문구가 다름 아닌 세계로교회 1월 12일부터 26일까지의 각각 주일 2부 예배 설교 제목이다.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어느 순간부터 작심하고 야당의 비판자가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난 12월 3일 계엄 이후 탄핵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부터 세계로교회에서 공식적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올라오는 영상 내용을 분석해보면 예배 시간에 정치적인 발언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급기야 설교 중에 자신이 발언을 하면 성도들이 “이재명은 끝이다”라는 구호를 여러 번 외치게 하는 모습이 공개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손현보 목사가 어떤 사람인가! 지난 코로나때 정부가 방역 차원에서 모든 교회들에게 비대면 예배 방침을 내렸을 때, “목숨을 걸고 예배를 사수해야 한다”며 기자 회견을 하고 정부의 지침에 대응하여 대면 예배를 드렸던 사람이다. 당시 코로나 상황을 잠시 덮어두더라도 예배를 향한 그의 열정에 대해서는 많은 목회자들이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요즘 그가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는 그 예배 시간에 하고 있는 발언들은 과연 그 때 그 하나님을 찬양하고 올리는 예배가 맞는지 의심이 든다.
예배는 정치 집회의 장이 아니다. 예배는 자신의 정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람들을 설득하는 도구가 아니다. 예배가 무엇인지는 예장 고신 손현보 목사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그가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10.27 집회나 세이브코리아의 중심이 되어 교회 밖에서 활동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세상과 구별되어야 할 교회에서, 하나님만 높임 받으셔야 할 예배 시간을 정치적 선동의 자리로 삼아서는 안된다.
점점 높아지는 수위에 교단은 물론 지역을 넘어 전국의 목회자들이 우려와 염려, 개탄의 심정으로 세계로교회와 손현보 목사를 지켜보고 있다. 이제라도 손현보 목사는 예배 시간에 정치 행위를 그만두기 바란다. 초등부 아이들, 중고등부 청소년들이 함께 드리는 주일2부 예배 때, 정치적 발언들을 멈추기 바란다. 더 깊은 수렁에 빠지기 전에 지금의 정치 행위를 돌이켜 다시 하나님만 높임 받는, 순수한 예배자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