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16(월)
 

 

 

                        기독교미술이야기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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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컬렉션>

미술(Art)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 콤브리치의 서양미술사의 유명한 첫 소절이다. 우상숭배와 정치적인 이유로 재단화와 성상 등 기독교 작품들을 멀리했던 개신교회가 

그 잃어버린 유산을 찾아 나섰다. 교회 성장에만 몰두 미술과 조형물이 주는 유익함 마저 버렸다는 반성에서다. 그동안 기독교 미술에 대한 변변한 이론서 하나 없던 140여 년의 우리 개신교계도 늦은 감이 있으나 한국미술인협회를 중심으로 2021년 《기독교미술이야기Ⅰ- 여섯 개의 시선》에 이어 2023년 《7인의 컬렉션》을 펴낸 것이다. 소개된 미술과 신학 그리고 역사를 관통하는 작가와 작품들을 통하여 무뎌진 미적, 영적 감수성을 깨워 세상과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저자소개 ∥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 라영환, 서성록 외 5인

▶ 라영환 교수: 총신대학교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이론분과 위원장을 역임하며 기독교 미술문화의 발전과 기독교인으로서 문화적 소명을 성취해 나가도록 지원하는 사역에 열심이다.

- 저서∥ 《모네, 일상을 기적으로》, 《반 고흐의 예술과 영성: 반 고흐 꿈을 그리다》, 《개혁주의 조직신학개론》 등이 있다.

▶ 서성록 교수: 안동대학교 명예교수로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드웨스트 대학 기독교교육학과에서 「칼빈주의 예술론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예술론 연구에 힘쓰고 있으며,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장과 정부 미술은행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저서∥ 《한국현대회화의 발자취》, 《동서양 미술의 지평》, 《미술관에서 만난 하나님》, 《박수근》, 《렘브란트》, 《거룩한 상상력》, 《미술의 터치다운》, 《예술과 영성》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기독교 미술 이야기 - 여섯 개의 시선》 라영환 외 / 와웸퍼블 / 2021

《미술사의 신학》 ①,② / 신사빈 / W미디어 / 2021

《세상인문학적인 미술사》 이준형 / 비욘드 날리지 / 2023


기독교인문학<58>

                                                                             새로움, 미술과 창조적 영성

                                                                        - 아름다움을 넘어 생명과 소망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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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 작가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바보 예수 -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기독교 미술의 역할

“크리스천 예술가들은 예술적 작업을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다. 예술은 하나님을 섬기는 방식이다. 브랜드와 채플린이 말한 바와 같이 기독교 미술의 역할은 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잊어버린 질문을 일깨우는 데 있다.”-라영환의 <예술과 세계관> 중(中)에서-

 

기독교와 문화예술

김길구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문화를 보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입장을 알아보지요. 우선 윌리엄 드라이셔의 주장부터 말해 볼게요. 개신교 신학자인 그는 개신교 전통이 잃어버린 ‘시각적 신앙’의 회복을 주장하며 예술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창조성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인간은 시각적 존재이며, 예술을 통해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김현호 가톨릭 신학자로 20C 가장 영향력있는 미학적 신학자인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는 하나님의 영광은 단지 이성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통해 감성적으로 인식된다며, 전통적인 신학은 참(眞), 선(善)에 집중했지만 아름다움은 소외되어 왔다는 입장입니다.

 

류지원 칼 바르트는 하나님의 계시는 문화나 인간 이성에 의해 제한되지 않으며, 예술조차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고 강조했어요. 문화를 논하면 빠지지 않는 문화신학자 폴 틸리히도 빠질 수 없겠죠. 종교는 문화의 본질이고, 문화는 종교의 형식이다. 문화 안에는 궁극적 실재에 대한 갈망이 깃들어 있으며, 문화 자체가 신앙의 표현이 될 수 있다.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열다

김길구 이제 본문으로 들어가 보죠. 전편인 「여섯 개의 시선」 중 라영환 교수가 발표한 첫 번째 주제는 《17C 네덜란드 예술, 종교개혁의 적용과 열매》에 대한 얘기입니다. 개혁교회 네덜란드의 역사를 통해 종교개혁이 성상파괴운동으로 위기에 처한 네덜란드 화가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김현호 교회의 제단화를 비롯한 성상파괴운동으로 최대의 고객인 교회를 잃게 되자 그 대안으로 네덜란드 화가들은 풍경화와 풍속화에 눈을 돌려, 당시 세계 최강의 해군력으로 세계 식민지개척에 성공하여 급부상하고 있는 신흥 부르주아 시민계층을 타깃으로 하는 미술의 대중화에 성공함으로써 작지만 더 큰 시장을 얻어 네덜란드 미술의 황금기를 맞게 됩니다.

 

류지원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시장 이전에 종교개혁, 특히 예술가들의 재능을 하나님이 주신 은사로 보는 직업적 소명설과 세속적 금욕주의를 주장하는 칼빈주의의 신앙관이 큰 영향력을 미쳤다는 거예요.

 

김길구 네덜란드 화가들이 발견한 것은 일상성(日常性)이었습니다. 종교적 이미지가 사라진 자리에 일상의 이미지가 자리 잡게 된 거예요. 그들이 바라본 곳은 하나님이 부르신 소명의 현장이었어요.

 

류지원 성과 속의 이분법적 세계관을 거부하고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이 다 거룩한 일이라는 믿음이었습니다. 따라서 노동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고 게으름과 태만은 죄라고 본 것이죠. 종교적 금욕이 세속적 금욕으로 바뀐 거예요.

김현호 그런 의미에서 종교개혁은 종교가 아닌 삶의 개혁, 더 나아가 세계관의 개혁으로 신학자들이 낳았던 종교개혁이라는 알을 적극적으로 품었던 일반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한국 기독교미술의 역사

김길구 다음은 서상록 교수의 《한국기독교미술의 형성과 전개》인데요, 태동기(일제강점기 ~1950년대 중반까지)의 중요한 작가로는 1924년에 「부활 후」로 조선미전에 3위 입상한 화선(畵仙)으로 불렸던 인물화의 대가 이당 김은호입니다. 이 작품은 첫 개신교 작품으로 민족 부활의 여망을 담아 제작했는데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사진으로만 남아 있어요.

 

김현호 이당이 배출한 제자 중 무언과 불청의 장애를 가진 운보 김기창을 뺄 수는 없겠죠. 그는 전란 중에 제작한 「예수생애」 30점은 조선시대 풍으로 토착화시켰어요. 이런 시도는 「천로역정」 속 삽화 42점을 그린 기산 김근준과 월전 장우성 등도 있었는데 게일 같은 선교사들도 자국의 문화를 배려해 장려할 정도로 초기 미술계는 혼합주의 논란 없이 한국의 문화를 수용하였다니 오늘날과 비교가 됩니다.

 

류지원 형성기(1960~70년대)의 작가로는 김기창, 김학수, 안동숙 등 익숙한 이름들이 활동하였고, 황유업과 두각을 나타낸 미석 박수근 등이 시대의 애환과 서민의 삶을 기독교 신앙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제작한 시기입니다. 부흥회와 사경회 등으로 교세가 확장되자 목사이기도 했던 이연호가 주동이 되어 1966년 ‘한국미술인협회’가 창립되었고, 초기에는 신·구교가 전시회도 함께하다 1969년부터는 따로 하게 되었어요.

 

김길구 도약기(1980년대)는 기독교 전래 100주년이 있는 시기로, 다양한 기념행사가 많았는데, 그중에도 의미 있는 것은 혜촌 김학수의 「예수의 생애」와 기독교 역사 풍속화 연작 발표, 서봉남의 가로 8m 세로 4m 제작기간 2년 6개월의 역작 「영광」, 그리고 윤영자의 17m의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탑 에 새긴 인물 조각, 김영길의 선교용 회화, 김병종의 수묵으로 된 일련의 수난 연작을 「바보예수」 발표하여 이들의 성과는 그동안 축적된 한국기독교미술가들의 역량을 보여주었으며, 김병종의 경우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순회 전시에서도 큰 호응을 받아 한국미술의 위상을 높였다.

 

김현호 확산기(1990년대~그 이후)에는 젊은 작가들의 부상과 한국미술인선교회와 아트미션의 창립되었고, 기독교 예술에 관한 번역서들이 집중적으로 출판되어 작가들에게 이론적 토대와 함께 비전을 품는 계기가 되었는데 프란시스 쉐퍼의 「예술과 성경」과 「기독교문화관」, 한스 로크마커의 「현대예술과 문화의 죽음」 등이 그것이다.

 

류지원 반면 2000년대는 전국에 불어닥친 상업화의 쓰나미가 미술계를 강타하고 옥션, 블루칩, 아트펀드와 아트페어란 신조어들이 횡횡한 시기로 가치의 추락과 비전의 빈곤으로 자본에 의한 미술의 잠식이 가속화 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 큰 교회와 단체 중심의 미술선교회들이 조직되면서 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시기였습니다.

 

운보 VS 혜촌

김길구 다음 주제는 장신대 김진명 구약학 교수의 《운보 김기창과 혜촌 김학수의 성경읽기와 그리기》 입니다. 이름 정도는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기독교미술을 대표하는 운보 김기창(1914~2001), 혜촌 김학수(1919~2009) 화백은 거의 같은 시대를 살았고, 「예수의 생애」를 주제로 연작을 제작했으며, 각각 독특한 화풍과 신학적 해석을 통해 예수의 모습을 한국적 정서와 미학 속에 담아내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김현호 제작연도는 운보는 1950~70년대인데, 혜촌은 1983~85년 사이로 도상학적인 비교해 보면 둘 다 한복과 동양인의 옷차림에 화풍은 운보는 수묵 중심의 간결한 선묘사에 민화적 요소를 가미하였고, 제한된 색상과 먹색 중심인 반면 혜촌은 세밀한 채색화에 정교하고 선명한 색 대비가 특징이지요.

 

류지원 상징요소로는 운보는 한복과 한옥, 두루마기 같은 민족적 상징을 포함하고 있다면, 혜촌은 후광과 연꽃 등 불화적 요소를 풍기는데, 전반적으로 운보는 예수의 인간성과 고난을 내면화하여 표현하여 복음서로 치면 마가복음의 이미지로 한국민중의 고난과 연결된 느낌이라면, 혜촌은 예수의 신성과 영광, 구원의 이미지로 요한복음의 느낌에 예수의 왕권과 구세주의 위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길구 한 권도 아닌 두 권씩 읽으면서 말하려니 힘들지요? 16개 주제 중 3꼭지만 다뤘네요. 문예비평가 수전손택의 말처럼 감성이 아닌 도식적이고 규범화된 해석은 그림을 보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선입견 없이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시면 더 실감이 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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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새로움, 미술과 창조적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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