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사역을 그렇게 오래 하여도 여전히 이해 안되는 단어가 청소년과 사춘기입니다. 2천년 전의 낙서에도 ‘다음 미래 세대가 버르장머리가 없다’라고 해놓았다는 말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그 말은 지금도 늘 사용되고 있는 말이지요.
정신분석학자 에릭 에릭슨은(Erik H. Erikson)은 생애 주기별 발달 단계를 나누었는데 맨 마지막 단계를 절망과 통합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자녀 양육을 평생 농사라고 한다면 가장 중요한 시기 시기마다 해야 할 과정이 있습니다.
어릴 적 보리농사를 짓는 아버님 얘기가 생각납니다. 보리를 물에 넣어 부드럽게 하여 곱게 갈아놓은 밭에 뿌립니다. 뿌려놓은 보리에 싹이 나서 올라오면 너무 예쁘고 귀엽습니다. 그런데 겨울이 오고 나서 한 가지 이해되지 않는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보리를 발로 꾹꾹 밟는 것입니다. 그때 하시는 말씀이 이때는 땅이 얼어서 보리 뿌리가 공기에 노출되면 얼어서 죽기 때문에 땅을 꾹꾹 밟으면 보리도 밟히긴 하지만 오히려 더 잘 살 수 있고, 곡식 열매도 더 많이 열린다고…. 자식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사랑을 줄 때와 고집을 꺾어줘야 할 때가 있는데, 자녀 양육에도 각 시기마다 적절한 단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자녀의 발달 단계를 4단계로 나누었을 때,
첫째, 0세부터 많게는 2-3세까지를 애착 단계라고 합니다.
무조건적 수용과 공감을 해주고 정서를 안정시켜 주는 것입니다. 왕자처럼 공주처럼 모시는 것입니다. 바로 신뢰감을 갖게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것을 한국에서는 1980-2000년까지는 모르고 살다가 2000년 이후에 알려졌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과장되어서 20살까지 이것만 강조하는 부모와 교사가 있기도 하여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둘째, 5세부터 11세까지로 나눕니다.
이때 중요한 부모의 역할 세 가지는 경계선 세우고 경계선 지키기입니다. 경계선을 그어서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시켜 주는 것입니다. 부모와의 친밀감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애착에서 신뢰가 되었다면 이 시기의 친밀감은 재미와 흥미,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놀이의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많이 놀고 자유롭게 뛰게 해서 오감과 신체와 정서와 운동을 모두 활발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야구에서 내야의 주루 경계선을 지어주는 1루, 2루, 3루와 홈베이스 각 꼭짓점의 각도는 90도입니다. 하지만 야구에서처럼 자녀 양육에서 부모가 경계선을 지어주는 것을 자신의 틀로 각도를 좁혀서 그 좁은 영역 안에서 아이를 제한하려 하면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독립을 방해하며 자율성 억압, 정체성 혼란, 폭발하고 튀어버리는 반항적인 행동 등 부모 자녀 관계에 긴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셋째, 12세부터 19세까지, 중·고등학생 사춘기 시기입니다.
이제는 논리가 발달하고 자기주장의 소리가 나오는 시기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하고 질문을 받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브루타 교육 방식이 너무 좋은 예시입니다. 이때는 아이들이 예의 없이 말하고 반응하지만, 격한 감정이 사라져간 후에 차근차근 부모와의 대화가 꼭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리고 이때는 작은 노동의 경험이 꼭 필요합니다. 작은 머슴이 되어 많이 노동하는 경험이 필수적인데, 한국은 입시 중심의 교육으로 인해 교실 속에서 사고와 암기 위주로만 나아가기에 너무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 시기입니다.
넷째, 20세부터 30세까지, 청년 시기입니다.
청소년기본법에서는 19-24세를 후기 청소년이라 하는데, 2000년 이후에 남자는 30세, 여자는 26세까지 전두엽이 발달한다고 발표하였는데(참고하시길‥), 이때는 많은 성취 경험과 실패 경험, 그리고 자립심이 필요합니다. 머리의 이성만으로 살아가는 공부와 이론뿐인 곳에서 삶의 실제 현장으로 나아가는 시기인지라 몸으로 직접 체험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때로는 좌절도 겪고 온갖 소리를 듣기에 이때 부모가 이야기를 들어주고 격려와 조언을 해주는 것이 정말 필요한 시기입니다. 집에서는 큰 머슴처럼 일을 해보는 것입니다. 힘도 있고 도전도 있고 용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이 시기에 방콕, 집에서 컴퓨터 게임만 하려고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때는 싸움 밖에 안되는 상황이지요. 부모님의 멘토링이 정말 필요한 시기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춘기 부모님들이여. 정말 수고가 많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부모와 교사를 자기 아래로 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일부러 권위를 갖고 이야기하는 논리적 멘토링이 필요합니다. 부모는 경제적으로 어떠하든 간에 자녀에게 이야기할 자격과 능력을 충분히 갖추었습니다. 너무 자녀에게 못해주었다고 미안해하지 마시고 사랑을 준 만큼 당당하게 대하여 사춘기 자녀 멘토링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시면 저는 행복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모님께 힘내라는 말씀 전해드리며, 오늘도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 파이팅 한 번 해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