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청빙을 다시 해야 하는 부전교회
일부 원로/은퇴 장로들, 노회에 ‘청빙 후보 자격에 대한 부당성’ 제기
부전교회는 지난 6월 15일 ‘담임목사 청빙을 위한 공동의회’를 통해 백신종 목사(미국 매릴랜드주 벧엘교회)를 제7대 담임목사로 선출했다. 투표결과 87.8%의 높은 지지로 청빙이 가결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교회 내 3명의 원로장로와 4명의 은퇴장로들이 ‘청빙후보 자격에 대한 부당성’을 이유로 소속 동부산노회에 진정서를 제기하면서 ‘6월 15일 공동의회’는 노회에 의해 무효 처리됐다.
노회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진정서를 받은 동부산노회(노회장 백인석 목사)는 조사위원회(위원장 이태영 목사)를 구성하고 총 3차에 걸친 진정인과 피진정인(임시당회장, 청빙위원장)을 조사한 뒤, 지난 8월 6일 임시노회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원회는 ▲백신종 목사는 본 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지 않았으며, 미국 PCA에서 목사안수를 받은 타 교단 목사 ▲지난 1-3차 청빙공고에는 ‘본 교단 목사 안수 후 목회경력 만 7년 이상인 자’와 ‘대한민국 국적 소지자로 본 교단 헌법과 사회법에 결격사유가 없는 자’ 요건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백 목사를 청빙하는)4차에서는 공고도 하지 않고 이 두 항목을 제외하여 후보자가 정해졌고, 자격요건을 변경하여 청빙한다는 사실을 교인들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회의록 기록도 없기 때문에 지원자격 문제가 있음 ▲백신종 목사는 미국 시민권자로서 ‘본 교단에서 목사임직을 받은 외국 시민권자가 지교회 청빙을 받으면 담임목사직을 시무할 수 있도록’ 허락된 104회 총회 결의 사항에 위배 ▲백신종 목사는 교단 법으로는 현재 ‘목사 후보생’ 신분이기 때문에 청빙 자격이 없는 자임이 확인됐다며, ‘2025년 6월 15일 공동의회는 무효’라고 보고했고, 노회는 이 보고를 그대로 받기로 가결했다.
교회는 왜 공동의회를 강행했을까?
조사위원회 보고서대로 백신종 목사는 청빙 당시 법적으로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부전교회 당회나 청빙위원회도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임시당회장이었던 홍석진 목사는 “처음에는 (공동의회를)내가 반대했다. 백 목사님이 자격을 갖춘 뒤 공동의회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당회와 교회의 다수 성도들이 청빙을 위한 공동의회를 강력하게 원했기 때문에 (공동의회를)할 수밖에 없었다”며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백 목사 청빙이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부전교회 당회가 왜 공동의회를 강행했을까? 9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부전교회가 근 2년 반 동안 담임목사의 부재로 많은 어려움과 문제에 직면해 있었기 때문이다. 부전교회 관계자는 “이전 3차까지 청빙이 무산되면서 성도들은 지쳐갔고, 이단들의 침투와 십일조 감소, 성도들의 이탈로 인해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당회는 담임목사 청빙을 먼저 한 뒤 교회를 안정시키고, 10월 노회 전까지 백 목사 청빙자격을 갖추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주장했다.
백신종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지만, PCA(미국 장로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기 때문에 청빙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합동교단에서 실시하는 강도사 고시에 합격해야 된다. 최근 백 목사는 미주동부지역에서 실시한 합동교단 강도사 고시를 패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을노회에서 강도사 인허를 받아 청빙대상자로 자격 요건을 갖출 수 있다. 원래 당회가 계획한 ‘선 청빙, 후 자격요건 충족’이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었지만, 일부 원로/은퇴 장로들의 진정서 제기로 사실상 당회의 계획은 틀어진 상태다.
비슷한 사례의 교회도 있어
부전교회 당회의 이 같은 계획은 처음부터 무리였을까? 하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합동교단 내 비슷한 사례의 교회들이 분명 존재한다. 청빙 당시에는 자격 요건이 되지 않지만, 청빙 후 자격을 갖춰 담임목사로 취임하는 교회들이 다수 있다. 대형교회의 경우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나 충현교회(한규삼 목사), 대구동신교회(문대원 목사) 같은 교회들도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충현교회 한규삼 목사의 경우 2016년 12월에 청빙이 이뤄졌지만, 한 목사가 부임 전 미국에서 목회했던 소속교단이 예장통합과 제휴하는 해외한인장로회 소속이었기 때문에 편목과정을 거쳐야 했다. 한 목사가 편목 과정을 이수한 뒤 정식으로 담임목사로 취임한 날짜는 2019년 12월이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교회는 편목과정을 기다려줬고, 노회는 이 기간 동안 임시당회장을 파송해서, 행정적인 문제를 처리하거나 한 목사의 설교권 등을 보장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부전교회가 백신종 목사(4차 청빙) 청빙에 앞서 3차 청빙이 있었는데, 그 대상이 남가주 00교회 A 목사였던 것. A 목사의 경우 청빙위원회와 당회, 그리고 이번에 진정서를 제기한 원로/은퇴 장로들 모두 찬성한 인물로 알려졌다. 시무장로들이 직접 미국에 찾아가서 청빙의사를 타진했지만, 본인이 고사해서 청빙이 어려워진 케이스다. 그런데 A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고신출신 목회자다. 만약 청빙을 받아들였다면, 편목 과정을 거쳐야 정식 담임목사가 될 수 있다. 강도사 고시를 패스해야 하는 백신종 목사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타 교단 출신은 안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행정보류(교단탈퇴) 목소리도 나와
현재 부전교회는 약 90%의 성도들이 백신종 목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노회에 올린 탄원서만 살펴봐도 약 2,200명이 백 목사 청빙을 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다수의 성도들이 백 목사를 원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 6월 15일 공동의회 투표에 앞서 진정인들의 반대의견을 충분히 경청했고, 백 목사 청빙시 문제점들을 사전 인지하고 투표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회의 '공동의회 무효' 결정이 성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결속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회의 입장도 난처하다. 모 노회원은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찬성했다면,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부전교회의 경우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노회는 법적으로 판단을 해 줘야 하는 입장”이라며 부득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전교회 당회와 다수의 성도들은 백신종 목사가 모든 청빙 자격 조건을 갖출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다시 공동의회를 통해 담임목사 청빙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그런데 진정인들의 계속된 반대나 소속 노회가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행정보류(교단탈퇴)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변호사를 통해 법적 의견서도 받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 교단 헌법 헌법적규칙 제3조에는 ‘교회의 주권과 모든 권리는 교인에게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인들의 권리가 존중될 수 있도록 상급기관인 노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노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중 하나가 교회를 보호하고, 교회가 화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정을 제기한 일부 원로/은퇴 장로들의 마음을 달래는 것도 중요하다. 평생을 바쳐 교회를 위해 헌신해 온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다른 오해가 있을 수 있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100년을 앞두고 있는 부전교회는 단순히 지역교회를 넘어 부산의 상정적인 교회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전교회 담임목사 자리는 지역교계와 소속교단(예장합동)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먼저 교회 구성원들이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노회가 교회를 위한다면 이번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회와 노회 지도자들의 결단을 기대해 본다.
(본보는 기사를 작성하면서 진정서를 제기한 분들에게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급하게 문자도 남겼지만, 연락이 없는 상황입니다. 원고 마감시간으로 인해 기사를 먼저 송출합니다. 단, 진정서를 제기한 원로/은퇴 장로측의 입장이 전달되면, 반론보도 차원에서 보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