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0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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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뜨거웠던 여름의 기세가 어느새 꺾이고, 시원한 가을바람이 창문을 넘어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다. 이 시기를 사람의 신체나이로 생각한다면 과연 몇 살쯤 될까? 정확히는 알 수 없겠지만 뜨거웠던 청년시기와 40, 50대를 지나 노년을 준비해야 하거나, 노년을 바라보는 나이 정도는 되지 않을까 가늠해 본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흐른다. 그리고 삶이 지속되는 한, 누구나 어린시절을 보내고, 뜨거웠던 열정으로 가득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중년시절을 맞이한다. 중년이 되면 영원히 젊을 것 같고 건강할 것 같은 우리의 신체와 정신은 개인 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 신체 어딘가 하나둘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 그로 인하여 삶의 영역에서 불편한 부분들이 발생한다. 우리는 그것을 장애라고 부른다. 장애는 장애인들에게만 적용되거나 쓰이는 말이 아니다. 또한 장애는 그리 멀리 있지도 않고, 나와 전혀 상관없는 말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 대부분은 장애는 나와 동떨어져 있거나, 나와 상관없다고 여기며, 장애문제에 관심도 없고, 준비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장애인구는 2023년 12월 기준(보건복지부 장애인등록현황)으로 263만 명으로 대한민국 총인구수의 5.1%를 구성하고 있다.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장애인으로 등록한 숫자일 뿐이다. 여기에 장애인으로 낙인찍히기 싫어서 등록하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장애인의 가족들과 이해관계자들까지 더하면 그 숫자는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을 것이다.

또한 장애 발생 원인은 10명 중 8명이 태어난 이후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갖게 되었음을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즉, 장애는 그리 멀리 있지도 않고,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단, 본인 스스로가 장애인이 아니기에 멀리 있거나 상관없다고 여길 뿐이다.

더욱이 대한민국 인구 가운데 65세 노인 인구수는 2024년 12월 기준(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자료)으로 10,256,782명으로, 1년 전에 비해 526,371명이 증가했다. 대한민국은 이미 전체인구수 대비 노인인구수 비율이 20%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은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도 의미하지만 장애 발생빈도는 오히려 높아질 것을 암시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실제 지표에서도 전체 등록장애인 중 55.3%인 144만5천782명이 65세 이상이며, 이는 1년 전(53.9%)보다 1.4%포인트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본인은 요즘 초중등학교로 장애인식개선 강의를 나가고 있다. 두리발(부산광역시 장애인콜택시 명칭)을 이용하여 강의를 이곳저곳 다니다 보면 아직 드물기는 하지만 ‘어르신 유치원’이라는 곳이 존재함을 보고 적지 않게 놀란 적이 있다. 이미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고, 장애인구 중에서도 65세 장애인이 절반이 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니 이 땅에 교회들이 다음 세대라고 불리는 아이들이나 청년들에게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 유치원’이 생긴 것처럼 노인과 장애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더 갖고 다시 생각해야 할 때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 이 때가 가장 빠를 수도 있다.

하루하루 살다보면 사람은 누구나 노인이 되어 장애를 겪거나 사고나 질병으로 이른 시기에 장애를 겪기도 한다. 그러면 심하거나, 심하지 않음을 떠나서 불편함이 찾아온다. 그래서 장애와 노년의 삶은 결코 나와 상관없거나,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임을 인식하고 함께 준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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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애]장애와 노년은 그리 멀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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