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교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다음 세대의 신앙 계승이다. 교회의 미래는 자라나는 세대 안에서 어떻게 신앙의 씨앗이 뿌려지고, 또 어떤 열매로 맺히는가에 달려 있다. 성경 속에서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두 가지 비유, 곧 네 가지 밭의 비유와 씨가 자라는 비유는 다음 세대 사역의 본질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말씀 전파가 하나님 나라의 핵심
첫 번째 공통점은 하나님 나라의 핵심이 말씀 전파라는 점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막 4:26)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사람”은 복음을 전하는 성도들을, “씨”는 하나님의 말씀을, “땅”은 세상을 가리킨다. 오늘의 다음세대 역시 수많은 정보와 가치관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스마트폰과 미디어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심겨지는 경험이다. 교회와 가정이 말씀의 씨앗을 뿌리는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때, 그 씨앗은 반드시 생명력으로 싹트게 될 것이다.
시간 속에서 자라나는 신앙
두 번째 공통점은 하나님 나라가 시간을 두고 완성된다는 사실이다. 성경은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자라되”(막 4:27)라고 말한다. 신앙은 단번에 성숙하지 않다. 아브라함이 25년 만에 약속의 아들을 얻은 것처럼, 모세가 80세에 비로소 사명을 감당한 것처럼, 신앙은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 속에서 자라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늘 “빨리빨리” 문화 속에 조급하다. 교회 안에서도 청소년들이 곧바로 믿음의 거목이 되기를 바라며 서두르곤 한다. 하지만 씨앗이 자라듯, 신앙도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와 교회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청소년들이 실패하고 넘어지는 과정조차 하나님의 시간 안에 있음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
하나님의 신비한 역사와 열매
세 번째 공통점은 신앙의 열매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역사라는 점이다. 농부는 씨를 뿌리지만, 씨가 자라는 과정은 이해할 수 없고 오직 하나님께 달려 있다.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막 4:28)라는 말씀은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임을 강조한다.
다음세대를 향한 사역도 마찬가지이다. 부모의 열심, 교사의 수고, 교회의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그 자체가 열매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말씀의 씨앗을 충실히 뿌리고, 성령께서 자라나게 하심을 믿으며 맡기는 것이다. 그러할 때 하나님께서 친히 열매를 거두신다.
다음세대를 향한 교회의 과제
이 비유는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의 본질은 화려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말씀을 뿌리는 일이다. 또한, 그 말씀이 뿌리내리고 자라도록 인내하며 기다리는 공동체의 사랑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심을 믿고, 교회는 충실히 말씀을 전하는 농부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오늘 교회는 위기를 말한다. 주일학교가 사라지고,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간다고 걱정한다. 그러나 역사의 어느 시대든, 하나님 나라의 성장은 사람의 열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비한 역사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시금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가정과 교회가 힘을 합쳐 다음세대의 마음 밭에 말씀을 심을 때, 하나님께서 그 씨앗을 자라게 하시고, 풍성한 열매로 거두실 것이다.
씨앗은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그 안에 생명이 있다. 마찬가지로 오늘 뿌려진 작은 말씀의 씨앗이 우리 다음세대의 가슴 속에서 싹트고 자라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게 될 것이다. 교회와 부모, 교사와 성도 모두가 말씀을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다음세대를 품을 때, 한국 교회의 미래는 희망으로 채워질 것이다.
“씨가 자라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신비한 역사다.” 이 고백이 다음세대 사역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