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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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이 민법일부개정안을 발의하자 기독교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그 내용을 조금 들여다보자면, 현행 민법 제38조의 “법인이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설립허가의 조건에 위반하거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주무관청은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기존의 조항에 “법인이 대한민국헌법 제20조 제2항에서 정한 정교분리의 원칙 또는 공직선거법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선거, 정당 또는 후보자와 관련하여 조직적·체계적으로 정치 활동에 조직적·반복적으로 개입하여 공익을 현저히 해한 때”라는 조항을 덧붙였습니다. 또한 제38조의 2 조항을 신설해서 “➀ 주무관청은 법인이 제38조 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해당 법인에 대하여 업무 및 재산 상황에 대한 보고를 명하거나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➁ 주무관청은 제1항에 따른 확인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법인의 사무소, 사업장 또는 그밖의 장소에 출입하여 장부, 서류, 그밖의 물건을 검사하게 하거나 관계인에게 질문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에 대한 교계의 일반적인 반응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1월 26일 논평을 통해 “해당 법안을 일명 ‘교회폐쇄법’으로 간주하고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같은 날 ‘악법대응본부’도 “위험한 발상이 담긴 이 법안은 가히 ‘종교법인 강제해산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유튜브의 언어는 더욱 직설적입니다. “결국 교회폐쇄법이 발의되었습니다”(czchurch). “사탄의 칼끝 교회폐쇄법안”(bzCmk70). “민주당이 교회폐쇄법을 만들었다”(54KQwc). 법학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비슷한 논평도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물론 조심스럽게 반론을 제기하는 입장들도 있습니다. “교회는 해산시킬 수도, 해산되지도 않는다”(cupnew, 1. 28). “교회 SNS 떠도는 ‘교회해산법’ 발의, 진실은?”(logosian, 1. 26). 하지만 앞선 입장들과 비교하면 소수설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일선의 목회자들 입을 통해서도 ‘교회폐쇄법’이나 ‘교회해산법’이라는 말들이 더 널리 회자되지 않겠습니까? 벌써부터 교회로 성도들의 다음과 같은 문의들이 빗발친다고 합니다. ‘교회폐쇄법이 만들어졌다는데 사실인가요?’ ‘강제적인 교회해산법이 추진된다는데 목사님들 가만히 계시면 되겠습니까?’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강력하게 보장하고 있습니다. 일반 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찬반의 입장을 피력하는 것 또한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표현의 자유의 일환입니다. 그러나 지나친 선전이나 선동까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일단 사실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발의된 법안의 이름은 ‘교회폐쇄법’이나 ‘교회해산법’이 아니라 ‘민법부분개정법률안’입니다. 그 내용이 교회를 탄압하고 강제로 해산시킬 수 있는 독소조항을 품고 있으니 교회폐쇄법이나 교회해산법과 다름없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그런 이유만으로 존재하지 않는 법안을 존재한다고 우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또한 해당 법안의 발의자 중에 민주당 소속 의원도 들어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대표발의자는 무소속 국회의원이며 기타 다른 정당 소속 의원도 포함되어 있으니, ‘민주당이 교회폐쇄법을 만들었다’는 말도 사실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만일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어떤 위험성이 있을지에 관한 논의는 당연히 가능하고 또 충분하고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교회폐쇄법’ 혹은 ‘교회해산법’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자제해야 합니다. 정확히 ‘민법개정안 반대’라고 해야 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허구가 아니라 진리에서 기인함을(요 8:32) 안다면 더욱 사실에 입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교회는 오랫동안 말도 안되는 선전·선동으로 시달림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살과 피 때문에 식인집단이라는 공격을 받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습니까? 어린아이를 잡아먹는다는 말도 안 되는 소문 때문에 특히 한국교회 초창기에 얼마나 끔찍한 핍박을 감내해야 했습니까? 서로 형제자매라고 부르는 호칭 때문에 근친상간집단으로 몰려서 숱한 수모와 핍박을 견뎌야 하지 않았던가요? 무엇보다도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종교는 아편’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져서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무고하게 목숨까지 잃었습니까? 이처럼 교회는 그릇된 선전과 선동의 피해를 누구보다 많이 입으며 생존해 왔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웬만한 거짓말은 이제 기사거리도 되지 않는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교회를 향한 근거 없는 억측과 악의에 찬 선전과 선동이 존재합니다. 그래도 교회만은 진리의 수호자로 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교회만은 사실의 보루(堡壘)로 세워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려면 먼저 교회가 허구가 아니라 사실을, 가짜뉴스가 아니라 진실만을 말하고 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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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교회폐쇄법’ 논란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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