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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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일 <말씀산책>이란 제목으로 5분 남짓한 영상을 찍습니다. 영락교회 홈페이지에도 있고, 유투브에도 있습니다. 제가 짧은 영상을 찍게 된 것은 코로나19로 교회 문이 닫혀 성도들이 대면 예배에 참석할 수 없게 되어 느끼는 영적 공허함을 메우는 차원에서 2020년 3월 1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119대작전>, <한친구운동> <오이코스 말씀묵상> 등 제목을 바꿔가면서 계속했습니다. 작년부터는 <말씀산책>이란 이름으로 하루에 성경 한 장씩 진행합니다. 한 장에서 한 구절을 택하여 묵상하고 있습니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차례로 하지 않고, 왔다 갔다 하면서 찍고 있는데, 현재는 에스겔서를 읽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시편 중 제4권의 말씀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다가 시편 99편에 왔을 때였습니다. 6절 말씀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그의 제사장들 중에는 모세와 아론이 있고 그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 중에는 사무엘이 있도다 그들이 여호와께 간구하매 응답하셨도다> 전에도 이 말씀을 많이 읽었습니다만, 별 감동이 없었습니다. 모세와 아론이 제사장 중에 있고, 사무엘이 하나님을 부르는 자 중에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이 말씀이 제 가슴을 강하게 때렸습니다. 이 말씀이 날카로운 질문으로 다가왔습니다. <너는 하나님의 목사들 중에 있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요? 저는 목사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의 목사입니다. 서울노회 소속 목사입니다. 영락교회 담임목사입니다. 서울노회 회의록에 제 이름이 있습니다. 영락교회 주보와 요람 등에도 제 이름이 있습니다. 교회 홈페이지에도 있습니다. 인터넷을 열람하면 거기도 제 이름이 있습니다. 사람들도 저를 목사라 부릅니다. 저는 목사가 분명합니다. 그러나 제가 하나님의 목사들, 즉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목사들, 하나님을 기쁘게 하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목사들 중에 있는지에 대해 자신 있게 답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1982년에 신학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그 해 말부터 교육전도사 사역을 시작했고, 전임전도사, 부목사, 담임목사로 오늘까지 살고 있으니, 사십 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긴 세월이었습니다. 머지않아 사역에서 은퇴하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목사가 사역한 것을 성역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살아온 세월을 성역이라 부른다면, 저는 사양할 것 같습니다. 아니 사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성역이라 하려면 하나님을 위한 일을 했어야 하는데, 저는 그동안 저를 위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십 년을 돌아볼 때, 하나님을 위해 일한 시간보다 저를 위해 산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때도 성공한 목사가 되기 위한 것이라면, 그건 저를 위한 시간에 불과할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하나님 앞에 부끄럽고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제가 목사가 되기까지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목사가 되도록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고 뒷바라지 하셨습니다. 눈물로 기도하셨습니다. 영락교회는 신학대학원 3년 동안 장학금과 책값과 기숙사비와 용돈까지 주셨습니다. 많은 성도가 저를 도와 주셨습니다. 기숙사에서 춥지 않도록 포근한 담요를 사 주신 분도 계십니다. 목회 현장에서는 부족한 저를 많은 성도들이 돕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기다려 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책망하실 것 같아 두렵습니다. <난 네가 이런 목사가 되길 바란 게 아니다. 넌 내가 기대한 사역을 하지도 않았고, 네 됨됨이도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 넌 내가 사랑하는 목사들 명단에 포함될 수 없다>고 하실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목사들 중에 없다>는 결론에 이를 것입니다. 참 두렵고 민망합니다.

 

성도님들은 어떻습니까?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성도들 중에> 계십니까? <그들 중에> 있기 위하여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하고, 다시 출발해야하겠습니다. 우리 생애가 끝날 때, 우리도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이들 중에 있길 원합니다. 그들 중에 있기 위해 남은 삶을 더 깊은 믿음으로 바르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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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구]그들 중에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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