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합창하는 목사의 즐거움
황수섭 목사(갈보리교회, 부산)
‘고신목사합창단’이 창단 된지 8개월 정도. 목사가 합창을 한다. 그냥 참 좋다.
목사님들 만큼 ‘찬양합시다. 아름답게 찬송합시다’라고 외치는 사람도 없을 뿐 더러 목사님들 만큼 ‘준비하지 않은 찬양, 아름다운 선율을 연습하지 않고 찬양하는 사람’도 없을 거다. 목사님은 주로 받은 영감대로 감정대로 찬송을 인도하면서 찬송한다. 그래서 목사님은 찬양대원을 부러워한다.
거의 대부분의 목사님들은 청소년 시절부터 찬양대원으로, 전도사 시절에는 지휘자로 봉사하였다. 그만큼 음악적 재능이 있고 개발된 분들이다. 그런데 합창할 기회가 없어서 하지 못 했을 뿐이다. 나도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에서 트럼펫을 연주했고 교회 중고등부 찬양대원, 학교 합창부였다. 음악을 즐기는 음악 애호가이지만 목사 안수 이후에는 합창을 할 기회도 찬양대에 설 기회는 없어서 부러워했다.
고신교단 목사님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창단되어 70을 눈앞에 두고서야 합창을 연습하면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고 있다. 그냥 참 좋다. 합창을 하다 보니 몇가지 큰 즐거움을 누린다.
첫째는 집중하고 긴장하는 순간의 쾌감을 갖는다.
합창은 지휘자의 손짓, 눈빛, 몸짓, 표정에 집중해야 한다. 그 순간을 놓지지 않으려는 긴장이 있다. 예배 인도 이전의 긴장이나 설교단에 오르는 긴장과는 결이 다르다. 긴장이 주는 희열이 있다. 반주 음을 집중해서 듣는다. 기준을 잃지 않으려는 반주음 듣기는 음에서 이탈하지 않으려는 집중이다. 옆 사람의 소리를 집중하여 듣는다. 가끔은 저 멀리 있는 동료 단원의 소리도 듣는다. 그렇지 않으면 튀어 나와서 합창을 그르치게 된다.
다음은 음악을 만들어 가는 즐거움이 있다. 음악 애호가로서 그냥 감상할 때는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수월하게 들었지만, 연주자가 되어 음악을 만들면서 표현하려니 쉽지 않다. 미켈란젤로가 말한대로 ‘사소한 것들이 완벽함을 만든다’ 또는 ‘God is in the details.’라는 독일의 건축가 Ludwig Mies van der Rohe의 말처럼 사소한 것, 디테일이 중요한데 잘 되지 않는다. 음표의 점 하나 꼬리 하나 놓치지 않아야 하고 반음도 살리려고 연습을 한다. 지휘자를 따라 연습에 연습을 하고 고치고 익히는 훈련과정을 지나면 어느덧 음의 고저 장단 강약이 어우러진 음악이 된다. 즐겁다.
또 다른 즐거움은 교제다. 나이 60을 지나면서 작심한 것 중 하나가 새로운 사람과 엮이지 않고 맺어진 인간관계를 잘 맺어 가자는 다짐이었다. 그런데 찬송을 부르고 음악을 아름답게 만드는 과정을 지나면서 노래하는 동료 목사님에게 친근감, 심지어 동지애가 생긴다. 찬양으로 엮어지는 형제구나. 형제가 동거함이 아름답구나!

